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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신 일기

중기유산 그후...

by 감자원츄 2024.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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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6.09 - [# 임신 일기] - [임신 24주 5일] 중기유산  
 


기쁨이를 보낸 다음날부터
급격한 몸의 변화가 시작되었다.



병원에선 단유약 처방은 따로 없었고
압박붕대를 매주시며 아프면 타이레놀을 복용하라심.


인체의 신비에 진심 놀란...
가슴이 1~2컵정도 커지고 딱딱하게 뭉쳐 통증이 생겨난 것.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라 당황스럽고 겁이 났다. 😧


자궁은 제자리로 돌아오는데 시간이 걸리는지 배가 생각보다 들어가지 않았네....

여전히 볼록한 배를 보니 씁쓸한 마음에 또 눈물... 😭
 
특별히 불편하거나 아픈 곳은 없었는데
유산도 산후조리 잘해야 한다고..
손에 찬물 안 닿게 집안일은 거의 하지 않았다.
 

며칠 후 부랴부랴 엄마찬스로 엿기름으로
만든 식혜를 하루에 몇 잔씩 들이켰다.
(시중에 파는 식혜는 엿기름 양이 적어
효과가 떨어진다 하여 home made로~) 

단유약을 먹지 않고 젖을 말리려면
가슴의 자극을 줄이고 한 치수 작은 속옷을
입거나 압박붕대로 감고 있어야 한다.

가슴 마사지를 받아볼까 고민하다가...
괜히 건드려서 모유가 나올까 걱정도 되고,
불덩이를 올려놓은듯 열이나서 얼음찜질을 수시로 했다.

열흘정도 지나니
돌처럼 딱딱했던 가슴도 조금씩 풀렸고, 
간헐적 배통증과 오로도 점점 줄어
나와있던 배도 조금씩 들어갔다.



퇴원 일주일 후,
병원 가서 자궁상태 확인하는 날.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병원 가는 길에 눈물을 꾹꾹 참았다.
얼마 전만 해도 병원 가는 날은 아가를 볼 수 있어
설레는 마음으로 갔었는데... 흑흑
병원에 가니 나만 빼고 다들 임산부다.



교수님,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몸은 어떤지 아픈 데는 없는지 물어봐주셨다.

괜찮은 척 앉아있었는데
" 마음은 어때요?? "

예상치못한 질문에 눈물이 주르르륵 ㅠ.ㅠ

아직은...  
실감도 안 나고 마음이 너무 많이 아프다.


이번엔 운이 안 좋았던 거라고...
다음번엔 또 그럴 일은 없을 거니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를 해주셨다...

영양제 있는거 다 챙겨 먹고
자궁수축도 잘되고 있으니
생리 한두 번 후에 임신시도 하면 된다고 하셨다.
탕목욕, 운동은 한 달 후에 가능.

한 달 후 상태 확인하고
임신 종료.


(한 달 후 병원에선 상태가 안 좋았던 건지....
6개월은 임신시도 하지 말고 쉬는 게 좋겠다셔서 푹~쉬면서 몸관리 하는 걸로!)


시간이 지나도 분만실에서의 상황과 기쁨이의 감촉이 너무 생생해서 한동안 괴로웠다.
매일 생각나고 그리워서
울고 또 울고...  

 
몸은 점점 회복되어 가고
낮엔 외출도 하고 잘 지내다가도 
자기 전 어두운 방에만 누우면 기쁨이 생각에 매일매일
눈물 한 바가지 쏟아내기를 반복...
좀처럼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토록 원하던 세 식구가 된다는 부품꿈으로 하루하루 행복했던 6개월의 시간이 한순간에 사라져 버린 것 같아...

허무했다.
 

우울증인 건지 이유 없이 눈물은 쏟아지고
" 이대로 아침에 눈뜨지 않았으면.... "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위로도 많이 받고 힘이 되었지만
마음 추스르는 건 내가 온전히 감당해 내야 하는 몫이다.




몇 개월이 지난 지금,



이제는 우는 횟수도 줄어들고 일상생활도 가능해졌다.
(물론 지금도 한 번씩 울곤 한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눈물이 줄. 줄. 줄. ㅠㅠ)

시간이 약이라더니...
지옥 같던 시간도 지나는 가네.


영양분 다 빠진 바싹 마른 고목나무 같은  내 몸뚱이...

근육이 다 빠져서인지...
조금만 걷고, 서있으면 허리 통증이 심하게 왔다.
완전 할무이 다됐다 ㅠㆍㅠ

영양제도 새로 싹~ 주문하고
시어머님이 해주신 녹용 넣은 한약도 먹었다.
(어머님, 감사합니다♡)



흰머리도 이제 안녕~🤗
몇 개월 만에 염색도 하고 커트도 했다‼️
이것만으로도 기분전환이 되네??

우울감을 떨치기 위해
활동적인 운동을 찾다가
무작정 수영을 등록했다는^^;;;
(지금 생각해도 신기방기...
내가 수영을??!!ㅋㅋ)

물 공포증이 있어 엄두도 내지 못했었는데ㅎㅎ
꾸준히 다니며 체력도 멘탈도 지켜가야지!


큰 슬픔을 함께 견뎌낸 우리 부부.
시도 때도 없이 나 우는모습 보고 당신도 맘 많이 아팠지??ㅠㅠ
앞으론 웃는 얼굴 할게^----^
나 혼자선 이겨내지 못했을 거야.
그동안 넘 고생했어~!
(토닥토닥)



너무 소중하고 사랑하는 아들아♡
다시 만날 그날까지 잘 있어~
너무 보고 싶은데
얼굴을 떠올릴 수 없어 더 맘이 아프네ㅠ
꿈에서라도 딱 한 번만 보고 싶어.


 여기까지 임신일기는  END.....